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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징계사유 없이 해고한 사건|지노위·중노위 패소 뒤 행정소송에서 부당해고 재심판정 취소 승소

  • 작성자 노무SOS
  • 작성일 2026-09-04
  • 조회수 7

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장기간 한 조직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부서의 주요 직책을 거쳐 온 근로자였습니다. 그런데 재직 중 직장 내 괴롭힘, 근무태만, 조직 운영비 사용 등과 관련한 신고가 제기되면서 내부 윤리감찰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조사 이후 사용자 측은 의뢰인에 대해 징계절차를 개시하였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가장 무거운 수준의 징계인 파면에 해당하는 처분을 의결하였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의뢰인이 자신에게 제기된 징계사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충분히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었습니다.


인사위원회 참석을 요구하는 통지에는 윤리감찰 결과 직장 내 괴롭힘, 근무태만, 공금유용 등의 위반 사실이 확인되어 징계를 요청한다는 취지 정도만 기재되어 있었고,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언제 어떤 행위를 하였다는 것인지, 어떠한 비용지출이 문제된 것인지와 같은 개별 징계혐의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교부된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서도 관련 규정과 징계기준이 주로 나열되어 있을 뿐, 실제로 의뢰인이 한 것으로 문제 삼는 개별 행위와 일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충분히 특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재심신청이 기각되었습니다.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연이어 불리한 판단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의뢰인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무법인 인사이트는 이 사건에서 징계사유의 실체적 정당성에 앞서 “해고사유가 근로자에게 적법하게 통지되었는가”라는 절차적 쟁점을 다시 검토하였습니다. 그 결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자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2. 사건의 내용

 

징계사유가 많다는 것과 징계사유가 특정되었다는 것은 다릅니다. 사용자 측은 직장 내 괴롭힘, 근무태만, 공금유용 등 여러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단순히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 “근무태만이 있었다”, “공금을 유용했다”는 식의 추상적인 표현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신중하게 해고하도록 하는 동시에, 근로자가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해고되는지 알고 그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특히 징계해고라면 근로자는 자신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행동을 하였고 어떠한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법원 역시 판결에서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하였다는 규정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를 전제로 판단했습니다. 사용자 측이 교부한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는 구체적 행위가 빠져 있었습니다


법원이 특히 주목한 것은 실제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의 내용이었습니다. 의뢰인에게 교부된 문서에는 징계 근거가 되는 내부 인사·복무규정의 조항들이 나열되어 있었지만, 각 규정을 위반한 구체적인 행위 내용이나 행위 일시 등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해고한다면 어떠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어떤 언행을 하였는지, 근무태만을 이유로 한다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근무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인지, 공금유용이라면 어떠한 지출 또는 거래를 문제 삼는 것인지가 근로자의 방어가 가능한 정도로 제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개별 사실관계가 징계처분 당시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40개에 달하는 구체적 징계사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뒤늦게 등장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사정은 상세한 징계사유가 실제 징계처분 당시 의뢰인에게 교부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용자 측은 징계처분 이후 지방노동위원회 절차가 진행되자 그 단계에서 비로소 약 40개 항목에 달하는 징계사유 일람표를 제출했습니다. 그 일람표에는 다수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행위, 근무태만, 부서운영비 등의 사용 문제 등 상당히 광범위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방대한 징계사유라면 오히려 징계사유를 명확하게 특정하고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사전에 정리된 징계사유를 교부하거나, 적어도 의뢰인에게 징계사유 일람표를 제시한 상태에서 각각에 대해 문답하는 방식의 절차가 필요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징계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구체적인 일람표가 의뢰인에게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3. 인사이트의 조력


법무법인 인사이트는 이미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의뢰인에게 불리한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 때문에 사건을 단순히 기존 주장과 동일하게 반복해서는 승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징계사유 자체의 사실 여부뿐 아니라 징계절차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였습니다.


첫째, 징계 관련 문서를 시간 순서대로 비교했습니다. 

인사이트는 내부 윤리감찰 조사 단계에서 제시된 내용과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 징계처분 사유설명서,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제출된 사용자 측 답변서, 중앙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시된 징계사유를 각각 비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징계 당시 의뢰인에게 제시된 내용과 이후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 측이 주장한 구체적인 징계사유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징계처분 당시에는 구체적인 개별 행위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음에도 노동위원회 절차에 이르러 다수의 구체적 혐의가 뒤늦게 정리되어 제출되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둘째, 징계사유가 실제로 계속 변경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처음 작성된 징계사유 일람표와 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사용자 측이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제시한 징계사유 사이에도 여러 차이가 있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항목은 기존 33개 항목에서 이후 15개로 축소되었고, 일부 운영비 사용과 관련해서는 횟수와 금액이 변경되거나 추가적인 사실관계가 제시되었습니다. 또 다른 부서의 운영비 사용액 역시 최초 기재와 이후 주장 사이에 금액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인사이트는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해고 당시 도대체 어떤 사실이 확정된 징계사유였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셋째, 윤리감찰 조사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방어권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사용자 측에서는 의뢰인이 사전에 장시간 윤리감찰 조사를 받았고 수많은 질문에 답변했으므로 징계사유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의뢰인은 2024년 2월 윤리감찰 조사 과정에서 장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인사이트는 단순히 여러 질문을 받았다는 사실과 근로자가 자신의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받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사 당시 구체적인 징계혐의가 사전에 제시되지 않았고, 조사자는 여러 진술을 기초로 산발적·무작위적인 질문을 하였으며, 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문답 중에는 나중에 징계사유 일람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조사 과정에서 받은 질문 중 어떤 행위가 실제 징계사유가 되는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넷째, ‘소명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적법한 징계절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다투었습니다. 

사용자 측은 의뢰인이 윤리감찰 조사 이후 소명서를 제출하고 인사위원회 과정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므로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징계사유가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소명서는 조사내용을 기억에 의존해 재구성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의뢰인이 인사위원회에 제출했던 소명내용 중에는 실제 최종 징계사유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소명서를 제출했다”는 사정만으로 징계대상자가 무엇을 방어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법무법인 인사이트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의 징계처분 과정에서 의뢰인에게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제대로 통지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는 적용되는 규정이 나열되어 있을 뿐,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행위와 행위 일시 등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기본 사실관계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윤리감찰 단계에서 수많은 질문을 받았더라도 의뢰인이 당시 어떤 항목이 실제 징계혐의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웠고, 조사내용 중 실제 징계사유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많았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나아가 최초 징계사유와 이후 노동위원회 및 법원 단계에서 주장된 징계사유 사이에 항목 수, 금액, 횟수 등이 추가·삭제·변경된 사정까지 종합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의뢰인이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기회를 가졌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결과 및 의의


서울행정법원은 의뢰인의 청구를 인용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린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 역시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사용자 측이, 나머지 부분은 중앙노동위원회 측이 부담하도록 판단되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이미 연이어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소송을 통해 결과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법원은 절차상 하자만으로 재심판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보아 징계사유가 실제 존재하는지,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운지 등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즉, 아무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다수의 비위행위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해고를 할 때에는 “왜 해고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근로자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입니다. 


의뢰인 역시 노동위원회에서 두 차례 불리한 결정을 받은 뒤에도 행정소송을 계속한 끝에 판결을 뒤집게 되면서 “이미 두 번 기각되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징계절차 자체의 문제를 다시 면밀하게 살펴 결과를 바꿀 수 있어 다행이다”라는 취지로 안도감을 나타냈습니다.



6. 이 사건의 핵심 포인트

 

 

징계사유가 많더라도 근로자에게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통지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근무태만, 공금유용 등 추상적인 항목만을 적는 것만으로 항상 충분한 것은 아닙니다.
사전에 내부조사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구체적인 해고사유 통지가 대체되는 것은 아닙니다.
징계 이후 노동위원회에서 상세한 사유를 추가한다고 하더라도 해고 당시의 통지상 하자가 당연히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모두 기각되었더라도 재심판정 자체에 법리오해나 절차적 문제가 있다면 행정소송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